운전자폭행의 위험성

1. 들어가며

택시나 버스의 운전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는다는 신문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요즘 버스를 타면 ‘버스 운전기사 폭행 테러와 같습니다’라는 경고문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전국에서 발생한 운전자 폭행 사건은 2016년 3,004건, 2017년 2,720건, 2018년 2,425건, 2019년 2,587건, 2020년 2,894건, 2021년 4,261건, 2022년 4,259건으로 상당한 규모에 달합니다.

운전자 폭행은 보통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택시 뒷좌석에 승차해 있던 승객이 취한 상태에서 주먹으로 택시기사 얼굴을 폭행하고 택시요금 미터기 등을 파손한 뒤 도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달리고 있던 시내버스 안에서 기사의 옆구리를 발로 차고 흉기를 꺼내 위협하다가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습니다. 위 사건은 피고인이 만취상태에서 하차를 요구하다가 피해자인 버스기사가 “벨을 눌러야 정차한다”고 답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차량을 끼워주지 않았다고 신호대기 중인 앞 차량에 가서 운전석 문을 연 다음 운전석에 앉아 있는 피해자의 멱살을 잡아 누르고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운전자 폭행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폭력 행위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하여 일반버스에는 운전자 좌석 주변 보호 칸막이 설치를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택시 안에도 폭행을 막기 위한 칸막이가 설치된 차량도 눈에 띄고 있습니다. 운전석과 승객이 타는 공간을 투명한 재질의 벽으로 막아서 운전자와 승객 간 직접적인 접촉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2.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운전자 폭행죄는 형법상 폭행죄로 처벌받는 것이 아니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일반 폭행, 상해죄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운전자 폭행은 폭행을 당하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자칫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져 심각한 인명 피해 및 재산상 손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은 ①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고, ② 위와 같은 죄를 범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③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상대로 폭력 또는 협박을 행사하여 운전자나 승객, 보행자 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교통질서를 확립하고 시민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목적으로 2007년 신설되었습니다.

3. 구성요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운전자 폭행죄는 ①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② 폭행하거나 협박할 때 성립합니다. 일반적으로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운전기사에게 뺨을 때리거나 발길질을 하며 때리는 모습이 있습니다. 협박은 그 상대방이 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세우라고 이 XX야”, “너네 한 번 나랑 붙어 볼래”,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큰 소리로 운전기사에게 봉변을 가할 것처럼 얘기하는 모습을 들 수 있습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의 운전자 폭행죄가 적용되는 운행 중은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이동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 운전을 시작하기 위하여 시동을 건 상태의 운전자, 운전 중에 시동을 끄지 않고 잠시 주차, 정차를 한 상태의 운전자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종전에는 법집행기관 및 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법이 정한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 범위를 자동차가 실제로 주행 중인 경우만으로 협소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5. 6. 22. 법률개정으로 여객의 승·하차 등을 위하여 일시 정차를 한 경우도 운행 중에 포함하도록 명확히 규정하였습니다. 이에 승·하차 중 발생하는 운전자에 대한 폭력 및 이로 인하여 승객에게 가해지는 2차적 피해를 예방하고 있습니다.